카르카손 해외 구입 결산
이 장대한 여정의 시작은 이렇다.
심심하다를 연발하는 아이와 주말을 어떻게 하면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보드 게임을 사기로 한다. 이미 5 개를 갖고 있지만 지금 아이와 하기엔 좀 어려운 것도 있다 보니 실질적으로 함께 즐길만한 게 너무 한정적이었으니까. 동영상 설명을 올려 둔 곳도 있어 이것저것 보던 중 그나마 쉽고 간단하며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카르카손(Carcassonne)으로 선택했다.
관련 내용을 찾다 보니 본 게임과 더불어 첫 번째 확장팩, 일명 파란통으로 부르는 여관과 대성당(Inns & Cathedrals)과 빨간통으로 부르는 두 번째 확장팩 상인과 건축가(Traders & Builders)는 필수란다. 하지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. 일단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시작했는데 나온지 이미 10 년도 더 된 것이어서 그런지 온통 품절. 해외 구매 대행으로 나온 곳은 너무 비싸다. 열심히 구글신에게 계시를 받으며 보드 게임 판매하는 곳을 찾으니 다행히 원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. 하지만 세 곳에서 사야 한다. 아, 배송비도 세 곳에서 물어야 한다. 그래도 구할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일단 결제를 마친다.
- 카르카손: 29,700 + 2,500 = 32,200
- 여관과 대성당: 16,000 + 3,000 = 19,000
- 상인과 건축가: 18,000 + 2,500 = 20,500
- 총: 71,700 원
밤 늦은 시각, 서둘러 결제를 마치고 여유롭게 관련 내용을 더 찾다 보니 ‘빅 박스(Big Box)’란 게 있다. 본 게임과 확장팩을 묶어 패키지 하나로 파는 제품인데 현재 버전 3까지 나왔으며 구성은 다음과 같다.
- 카르카손
- 여관과 대성당
- 상인과 건축가
- 수도원과 시장(Abbey & Mayor)
- 공주와 용(The Princess & the Dragon)
- 다리, 성, 시장(Bridges, Castle & Bazzars)
이것 하나면 모든 게 해결이고 각각 사는 것보다, 가격도 가장 싼 곳이 84,000 원이니 이 것이 바로 진리로다! 하지만 이 제품 역시 품절. 아쉽다. 그런데 갑자기 궁금증이 생긴다. 아마존은 어떨까?
카르카손 빅 박스 3이 무려 $47.35 밖에 안 하다니! 환율을 1,200원으로 계산해도 6만원이다. 구미가 당긴다. 어느덧 내 손수레에 담긴 내용물은…
하지만 추가 비용이 있다.
- 배송비: $69.52
- 통관비: $32.93
15만원 미만이면 관세가 없는데 아마존에서 부과하는 통관비는 뭘까나. 암튼 환불해 준다는 얘기도 있지만 엄청 오래 걸리고 이 비용 포함해 15만원 넘으면 관세를 매긴다는 말도 있고… 어쨌거나 모두 포함한 비용은 무려 $178.66에 달한다.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태가 결국 벌어졌다. 이래서 해외 구매는 곤란해…라고 생각하던 차에, 까마득히 오랜 옛날 Happy Hacking Pro를 일본에서 구매 대행해 본 이후 해외 구매할 일이 없다 보니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배송 대행이 떠오른다. 부랴부랴 배송 대행 알아보고, 이틀 안에 무료로 배송해 주는 아마존 Prime 체험도 신청한 후 결제를 마쳤다. 물론 국내 주문한 내용은 또 서둘러 취소취소취소.
전체 비용과 시간을 다시 정리해 본다.
- 전체 비용
- 전체 소요 시간
- 아마존 발송(미국 시각): 3월 20일 새벽 3시 3분, 3월 21일 새벽 2시 40분:
- 배대지 도착(미국 시각): 3월 22일 11시 56분
- 배대지 발송(미국 시각): 3월 27일 낮 1시 37분
- LA 공항 출발(미국 시각): 3월 27일 밤 11시 15분
- 인천 공항 도착(한국 시각): 3월 29일 아침 7시
- 통관 시작(한국 시각): 3월 29일 아침 8시 7분
- 통관 반출(한국 시각): 3월 29일 오후 4시 38분
- 택배 입고(한국 시각): 3월 29일 오후 5시 6분
- 택배 도착(한국 시각): 3월 30일 오후 3시 17분
- 총: 10일 소요지만 쿠폰 발행 안 기다렸으면 약 1 주일 정도 걸렸을 듯
이리하여 드디어 도착!
가운데 쬐그마한 상자가 강 2 확장 타일. 막상 받고 보니 너무 단출해서 괜히 샀나 싶은 생각도 불현듯 스친다.
자세히 보면 이렇게 생겼다. 타일 크기에 딱 맞는 상자 안에는 타일 12장과 간단한 설명서만 달랑 들어 있다.
상자는 배송중에 세게 부딪힌 듯 모서리가 찢어져 있는데 에어캡 같은, 특별히 제품을 보호하는 포장물도 없었으나 상하지 않아서 다행이다.
다만 비닐 포장 뜯고 타일 정리와 내용물 확인을 해 보니 시장 마커 하나가 불량이어서 맘이 아프다. 이 건 A/S 받을 수 없을까. 흑