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++ Primer 5판, 그리고 지난 기억(이제는 말할 수 있다?)

C++ Primer Fifth Edition

요즘은 그다지 인기가 없는 것 같지만 다음 달 C++ Primer 5판이 나온다고 합니다. 물론 원서입니다. Primer가 새로 나온다고 해서 찾아 보니 C++ Primer Plus 역시 작년에 6판이 나왔더군요. 번역서는 각각 ‘C++ Primer 한글 4판’과 ‘C++ 기초 플러스 5판’까지 나왔습니다.

C++ Primer 한글 4판       C++ 기초 플러스 5판

이름도 비슷해 C++ Primer와 C++ Primer Plus를 곧잘 헷갈리는 분도 계시는데 둘은 엄연히 다른 책입니다. 취향에 따라 선호도 역시 다른 것 같습니다. Primer Plus가 안 좋은 책이라고 하시는 분도 있던데 제가 생각할 때는 둘 모두 좋은 책입니다. 다만 차이는 좀 있죠.

C를 공부할 때 스티븐 프라타(Stephen Prata)의 C Primer Plus에 무척 감명 받아 C++ 역시 같은 저자인 C++ Primer Plus를 보는 건 제게 당연했습니다. 내용을 보면 이런 저런 설명을 길게 늘어 놓는데 취향에 따라 이 게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. 이는 Primer Plus 시리즈의 특징이랄 수도 있는데 단순히 문법 설명에 그치지 않고 왜 이런 저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차근차근 알려 주는 느낌이랄까요. 전 설명 많은 걸 좋아하니까요.

Primer는 4판을 처음으로 접했는데 Primer Plus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. 설명을 지나치게 길게 늘어 놓지는 않으나 핵심은 짚어 주고 예제도 간결합니다. 특히 연산자 오버로딩을 어떻게 쓰면 좋은지 한 장(chapter)를 할당해 상세히 설명한 점에 감명을 많이 받았습니다. 하지만 Primer Plus에 비하면 딱딱한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. 정리하면, 초심자를 위한 친절한 책을 찾는다면 Primer Plus도 괜찮은 선택이고 좀 깊이 있는 내용도 알고 싶다면 Primer를 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. Primer 4판과 Primer Plus 5판을 볼 때 국내는 물론 아마존(Amazon)에서도 Primer Plus 5판 인기가 더 좋은 듯합니다. 그러니 각자 비교해 보고 맘에 드는 걸로 선택하면 됩니다.

얘기가 좀 샜는데 처음으로 돌아가서, C++ Primer 5판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보니 지난 일이 생각납니다. 시작은 우연이었습니다. 이펙티브 C++와 TCPL 등으로 유명한 곽용재님 홈페이지에서 당시 이펙티브 C++ 3판 베타 리더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지원한 게 시작입니다. 그 일이 인연이 됐는지 베타 리더 마치고 얼마 후에 곽용재님께서 참여한 분 모두에게, 피어슨에서 C++ Primer 4판 번역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알려 주셨습니다. 나도 번역서 보면서 불평 많이 하는데 제대로 옮길 수 있을지, 할만한 능력이 정말 있을지, 이런 기회가 또 주어질지 등, 한 3일을 고민하다 연락을 드렸고 다행히 번역을 시작하게 됐습니다.

원래 이 책은 연내 출판을 목표로 했지만 하려던 분이 못 하게 되고 번역자가 없어서 당시 연내 출판은 못하는 걸로 일정이 밀리고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. 그러다 제가 하게 된 터라 다시 연내 출판을 목표로 일정이 매우 빠듯하게 주어졌습니다. 7월 말에 샘플 원고를 전달한 이후 8월 말에 시작해서 10월 말에 마무리, 실제 총 2 개월 밖에 안 주어졌으니까요. 저로서는 첫 번역이라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일정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. 혼자 보는 거랑 글로 옮기는 건 또 다른 일이기도 하고 일정을 맞추려니 밤잠과 휴일은 포기해도 맞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. 그렇게 밤새가며 비몽사몽 번역했지만 역시 2 개월은 어림도 없었고 교정 제외하고 만 4 개월 조금 더 걸린 듯합니다. 어제 관계자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다 기억에 6 개월 걸렸다고 말씀 드렸더니, 혼자서 그렇게 하면 초인적이라고 하시던데 4 개월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해도 힘든 게 당연하겠다 싶습니다. 당시엔 처음이라 다들 그렇게 하는 하는 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걸 어제 알았으니까요.

돌이켜 보면 그게 벌써 6년 전 이맘 때네요. 조만간 C++ Primer 5판 번역을 시작합니다. 이번에도 비몽사몽 하게 될지 이전보다는 편할지 알 수 없지만, 요즘 재밌게 하고 있는 철 지난 게임이 있는데 당분간 손 놔야 할 것 같아서 그 전에 많이 해 둬야겠습니다.  출판할 수 있을지 못할지 여전히 미지수인 아니 왠지 출판해 주겠다는 곳이 없을 것 같은, 직접 쓰고 있는 책도 당분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야겠네요.

그리고 무엇보다 비몽사몽 첫 번역에 맘 상하신 분들 있으시면 죄송한 맘을 이 자리를 빌어 전합니다. 물론 6년이 지났으니 이번에는 좀 더 나아져야 할 텐데 솔직히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 더 걱정입니다. 그래도 번역서는 올해 말 예정이니 나오면 잊지 말고 꼭 한 권씩 사서 책꽂이 잘 보이는 곳에 소장해 주세요. 혹시라도 번역이 안 좋을 수 있으니 굳이 힘들게 읽진 않으셔도 됩니다. 움훼훼헤

Notes:
1. 이 책은 2판을 처음 보고, 이후 4판도 봤습니다.
2. The C++ Programming Language
3. 시작하자마자 회사 일도 엄청나게 밀려 들어 시간에 쫓기다 보니 베타 리딩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한 맘을 전합니다.
4. 아마 비전문 번역인 걸 감안하고 말씀하신 거라 생각합니다.
5. 관계자분께서는 이전 내용 갱신이니까 그 때보다 편안할 거라시지만 결국 처음부터 다 훑어야 하는데다 아직 책을 받지 못해서 어느 정도 바뀌었는지 양도 약간 걱정 됩니다.
6. 대체 언젠가 탈고는 할지 저도 궁금합니다.
이 책은 2판을 처음 보고, 이후 4판도 봤습니다.
The C++ Programming Language
시작하자마자 회사 일도 엄청나게 밀려 들어 시간에 쫓기다 보니 베타 리딩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한 맘을 전합니다.
아마 비전문 번역인 걸 감안하고 말씀하신 거라 생각합니다.
관계자분께서는 이전 내용 갱신이니까 그 때보다 편안할 거라시지만 결국 처음부터 다 훑어야 하는데다 아직 책을 받지 못해서 어느 정도 바뀌었는지 양도 약간 걱정 됩니다.
대체 언젠가 탈고는 할지 저도 궁금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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